[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감독의 신랄한 비판과 해석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수상한 터널 너머의 환상적인 모험

부모님을 따라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소녀 치히로는 울적한 기분으로 부모님과 차를 타고 시골로 향하게 됩니다. 치히로의 아버지는 길을 잘못 들어 산길로 접어들고 수상한 터널을 마주하게 됩니다. 모험심이 생긴 아버지는 가족을 이끌고 터널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터널을 지나고 의외로 넓은 유원지 같은 곳이 나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지만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은 아버지는 건물들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냄새의 근원지인 식당을 찾습니다. 주인이 없자 부모님은 누구의 허락도 없이 음식을 맛있게 먹습니다. 남의 음식을 함부로 먹는 부모님을 말렸지만 아빠는 돈도 있고 카드도 있으니 걱정 말라며 마구 음식을 먹습니다. 치히로는 홀로 서성이다가 엄청나게 큰 건물 앞에 도착합니다. 그때 하쿠라는 소년이 나타나 진입을 방해하고 시간을 벌어줄 테니 강건너로 뛰라고 소리칩니다. 놀란 치히로는 식당의 부모님에게 뛰어가지만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 있었고 주변은 점점 이상하게 변해갑니다. 터널로 돌아가려 하지만 들판이 이미 강으로 변하여 건너지 못하고 공황상태에 빠진 사이에 몸이 투명하게 변하기까지 합니다. 이때 나타난 하쿠는 신의 음식을 먹여 치히로를 돕고 둘은 거대한 온천장으로 숨어 들어갑니다. 이 온천장은 온갖 잡신들과 요괴들이 놀러 와서 음식과 목욕을 즐기는 신들의 거대한 온천장이었습니다. 하쿠는 치히로에게 부모님을 찾기 위해선 이곳에서 일을 하며 기회가 오길 기다리라고 합니다. 일을 안 하면 유바바라는 마녀가 동물로 만든다는 말과 나는 예전부터 너를 알고 있다는 이상한 말을 남깁니다.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유바바에게 허락을 맡아야 하고 가마 할아범과 여직원 린의 도움으로 유바바를 만나 일할 수 있는 계약을 받아내지만 유바바에게 자신의 이름을 빼앗겨 "센"이란 이름으로 개명하게 됩니다. 이후 린과 종업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하쿠는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만나게 해 주고 유바바는 이름을 빼앗아서 지배하니 진짜 이름은 숨기고 센인 척하고 진짜 이름은 숨기라고 합니다. 자신은 진짜 이름이 생각 안 난다는 말도 납깁니다. 밤이 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다는 희망이 생긴 센은 어설프지만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난 가오나시에게 친절을 베풀어 온천장 안으로 들이고 그날 밤에 모두가 시중들기 싫어하는 오물신이 방문합니다. 유바바는 센에게 오물신의 목욕 시중을 맡기고 오물신의 목욕을 돕던 중 그의 몸에 박혀있는 무언가를 빼내자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오물신의 몸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자 오물신은 강의 신으로 변하고 몸속의 쓰레기를 빼내준 답례로 영험한 경단을 줍니다. 온천장으로 들어온 가오나시는 오물신이 남긴 사금을 종업원들이 좋아하는 걸 이용해서 가짜 사금을 마구 뿌려 종업원들의 환심을 사고 허기에 찬 듯 계속 음식을 먹어 치웁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던 센은 하쿠가 유바바의 명령으로 유바바 쌍둥이 언니 제니바의 도장을 훔치고 저주를 받아 한 무리에게 쫓기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하쿠를 구하러 가던 중 가오나시에게 많은 금을 건네받지만 센은 이를 거절하고 당황한 가오나시는 폭주합니다. 센은 하쿠에게 돕기 위해 오물신에게 받은 경단을 먹이고 도장을 뱉었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한 하쿠를 위해서 제니바를 찾아가 도장을 돌려주고 하쿠를 살려달라고 부탁하러 떠나려 합니다. 그전에 폭주한 가오나시를 만나 부모님에게 드리려던 경단의 남은 반을 가오나시에게 먹여주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가오나시와 함께 제니바를 찾아갑니다. 

모험에 녹여진 감독의 비판과 내용 해석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동안 자신의 애니메이션에 세상을 향한 비판을 남기기로 유명했습니다. 초기 장면에 주인의 허락 없이 식당에서 마구 음식을 먹는 부모님은 돈과 카드가 있으니 상관없다며 도덕적이지 못한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그로 인하여 욕구만 갈구하는 돼지로 변하게 되지요. 이는 예전에 일본의 경제 버블 때 돼지로 변한 사람들이 있으며 돼지가 된 물질만능주의 현실을 비판한 장면입니다. 오물신은 모두가 예상하셨겠지만 자연을 사랑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산업화되면서 인간들이 자연과 환경을 파괴한 모습을 비판한 장면입니다. 오물신 몸에서 나온 쓰레기는 모두 인간들이 만들어낸 물건이었죠. 그리고 가오나시는 "얼굴이 없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숨긴 채 살아가는(자아상실) 또 외로움과 물질에 대한 탐욕을 계속 먹을 것을 갈구하는 모습으로 현대인을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센에게 금을 주지만 받지 않는 센을 마주하고 가오나시가 폭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이러한 의미로 보입니다. 이후 센이 건넨 경단을 먹은 가오나시는 토를 하고 정화되어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자아를 찾게 된 것이죠. 영화에서 유바바가 이름을 빼앗는 것 역시 자아를 빼앗는 장면으로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유바바가 일을 하지 않으면 동물로 만든다는 얘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동물과 같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하쿠는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의 신이었던 하쿠는 치히로를 구해주었던 일이 있어서 치히로를 알고 있었고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예전에 치히로가 강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 강이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사라졌다고 하면서 하쿠의 본명(그 강의 이름)을 알려주죠. 초기 장면으로 돌아가면 가마 할아버지는 하쿠가 어느 날 온천장을 찾아와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며 유바바의 하인을 차처하며 일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사라진 강의 신이 갈 곳이 없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문명의 발달과 자연환경의 파괴 자본주의로 인해 퇴색되어 가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함축하여 담고 있습니다. 

 

숨겨진 이야기와 세상의 평가

지브리 스튜디오에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를 끝으로 콘도 요시후미 감독에게 맡기고 은퇴했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콘도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다시 감독 자리를 맡게 되었다. 당초 미야지키는 다른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되고 본인이 원작과 각본을 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들게 되었다. 치히로라는 주인공은 10살짜리 친구의 딸을 보면서 구상하였다고 한다. 미야자키 감독은 미래소년 코난을 제작할 당시에 한국 애니메이션 업체에 외주를 줬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이후 한국업체에 의뢰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당시 일정이 지연되자 한국의 디알무비에 채색작업을 의뢰하였는데 미야자키는 이를 많이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은 미야자키는 디알무비를 신뢰하며 후족 작품도 함께하고 있으며 영화 개봉 직후 한국을 방문하여 도착하자마자 디알무비를 방문해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은 중국 공산당의 검열로 중국 개봉이 금지된 상태였으나 시진핑의 중일관계 회복 조치로 이웃집 토토로가 개봉 30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하였고(2018), 2019년 본 영화도 개봉하게 되었다 개봉 첫 주에 토이스토리 4와 맨인블랙;인터내셔널을 제치고 1위를 하였는데 2위 토이스토리와 격차가 2배 이상이었다. 일본 개봉당시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타이타닉이 가진 기록을 깨며 역대 흥행 1위를 갈아치웠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극찬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도 포켓몬스터의 기록을 깨면서 당시 최고의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흥행했다. 미국 아카데비 시상식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비롯하여 각종 시상식에서 8개 상을 수상하였다. 이 글을 쓰면서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평소의 신념, 주변 사람들, TV다큐멘터리, 사람들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세계관을 머릿속으로 구상하여 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 가히 애니메이션계의 전설이자 천재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무위키를 검색하면 미야자키 감독의 설명 첫머리는 " 그냥 혼자 다 한다."라고 쓰인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